자기결정성 이론 - 동기부여의 3가지 요소

자기결정성 이론에서는 우리가 교육 맥락에서 활용해 볼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자기결정성 이론은 학교 맥락에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동기 충만한 상태로 살 수 있는지에 대한 한 가지 사실을 알려주는데요. 자기결정이라는 말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단어 자체가 이 이론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잘 설명하고 있는데요. 스스로 결정했을 때 동기가 생긴다는 이야기 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하기가 싫습니다. 그런데 내가 결정해서 내가 선택해서 하는 일은 주도적으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결정성 이론에서는 인간의 동기에 영향을 주는 3가지 종류의 보편적인 인간의 욕구가 존재한다고 설명합니다. 첫 번째가 능숙함에 대한 욕구, 두 번째 욕구는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 세 번째로 자율성에 대한 욕구라는 것인데요. 이 3가지 종류의 보편적인 욕구가 사람이 왜 그 일을 하고 싶어하게 되는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자기결정성 이론의 기본 내용입니다. 이 3가지 욕구가 잘 충족되어야 사람이 스스로 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요소인 능숙함에 대한 욕구는 여러가지 이론에서 언급되고 있는데요. 표현만 다를 뿐 숙달목표나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던 자기효능감이라는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개념입니다. 자신이 능숙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뭔가를 하고 싶은 욕구도 생기는 것인데요. 사람은 자신이 능숙한 분야가 아니면 하고싶은 마음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두 번째 요소인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는 나와 관련있는 주위 사람들이 나를 격려해주고 나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칭찬해주었을 때 내가 그 일을 더 하고 싶어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 이론도 매슬로우의 욕구의 위계이론에서 사람에게 애정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언급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애정과 소속감이 있을 때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 때문에 어떤 일을 더 열심히 하고자하는 욕구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또 하버드대학교 종단연구에서 724명의 전 생애를 추적 조사한 결과 행복의 비결이 결국 긍정적인 인간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개념에서도 아이에게 나타내주는 기대감과 믿음이 아이의 동기를 북돋아준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에 대해 깊이 학습해보면 이론들마다 서로 비슷한 개념을 공유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심리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심리학이 인간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는 점을 신뢰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기결정성 이론에서 말하는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는 외적동기에 해당되는 개념이지만 이것이 잘 활용된다면 내적동기 이상으로 아이의 동기를 이끌어내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간관계가 망가지면 그것만큼 아이의 동기를 꺽어버리는 것도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내 주위에 있는 나와 밀접하게 연관된 사람들이 예컨대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너 진짜 못하는구나.", "넌 해도 안될거야."와 같은 피드백을 주었을 때 동기가 확 꺽여버린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것은 인간관계가 동기에 영향을 준다는 아주 상식적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인데요. 우리는 그 일 자체가 가치가 있고 또 우리가 그 일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고 그 일을 성공시킬수 있다는 나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그 일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일을 내가 성공적으로 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있기 때문에 내가 그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면 나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분명히 좋아할 것임을 알기 때문에 그 일을 하고자하는 동기가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더 간단히 표현하면 우리는 그 일 자체 때문에 그것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주위에 있는 사람들 때문에 그 일을 하고 싶어할 때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상당히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상식적인 사실입니다. 인간이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잘 반영하고 있는 설명인 것입니다. 직장인들은 그 일 자체가 좋은 것보다는 그 일을 누구와 함께 하고 있느냐에 따라 직업 만족도가 많이 달라지는데요. 내가 하는 일이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일이 아닐지라도 그 일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충분히 행복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그 일을 좋아하더라도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게 된다면 행복하게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인간관계가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일에 집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자기결정성 이론에서 동기에 영향을 주는 세 번째 요소는 자율성입니다. 자율성만큼 내재적 동기에 영향을 주는 것은 또 없을 것 같은데요. 남들이 시키는 일을 하면 보통은 재미도 없고 의욕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보통 사장님들은 직원들한테 일을 내 일처럼 하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할 것을 주문합니다. 그런데 이런 말이 애초에 효과가 없는 이유는 애초부터 그 일이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만약 어떤 사업체의 사장님이라면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할 것을 원한다면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직원들이 자기 일처럼 할 수 있도록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업무환경을 잘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맥락에서도 학생들이 자신이 선택할 수 있을 때 동기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육과 관련해서 생각해보면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의 학교 시스템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들의 폭이 작습니다. 고등학교 때 수학공부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60%나 된다는데 이 정도면 수학교육이 실패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 학교교육에서 모든 학생들은 수학을 공부해야 합니다. 수학이 싫어도 수학수업을 들어야 하고 수학시험도 봐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들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지 않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권리도 있고, 공부하기 싫은 과목들은 수강하지 않을 권리도 있을 것인데, 교육부에서 정한 과목들을 의무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들어야 한다는 것은 자기결정성 동기이론에 따르면 동기를 꺽어버리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환경에서는 학생들에게 자율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사가 학생들의 동기를 높이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학생들에게 자율권을 많이 부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과제를 학생들에게 준다고 해도 한가지 과제만 주는 것이 아닌 세가지 정도의 과제를 준비해서 세가지 중 한 가지 과제를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세가지 종류의 과제들을 확인해보면서 자신이 하고싶은 과제를 선택하는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내가 이 과제를 선택했기 때문에 더 집중하고 더 높은 동기수준에서 과제를 수행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누가 시켜서 한다기보다 자신이 선택했다는 심리적인 토대가 있는 상태에서 과제를 수행하기 때문에 결과도 훨씬 좋을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로서 아이가 가능한 많은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키울 때 아이는 동기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 이론에서 언급되는 자율성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과업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에릭슨은 아이가 자율성을 잘 발달시키지 못했을 때 혼자서 능동적으로 해내지 못하는 수동적인 사람이 되고 또 그것을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느끼는 감정을 키우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무언가 시도해보려 할 때 그것을 너무 통제하려 하면 아이는 커서도 인간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조심스럽고 소심한 성격일수록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자율성을 더욱 강조해서 키울 필요가 있겠습니다.

정리해보면 자기결정성 이론에서 설명하는 동기에 영향을 주는 세 가지 요소는 능숙함에 대한 욕구,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 그리고 자율성에 대한 욕구가 있었습니다. 이 세가지 부분들을 잘 관리한다면 아이는 분명히 높은 동기를 가지고 성장하게 될 것이고 사회적 성취 또한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여기까지 정리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