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적인 양육태도란 다른 말로 "관대한" 혹은 "비지시적"태도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요. 양육의 2가지 차원에서 살펴보자면 허용적인 양육은 수용/반응성은 높지만, 요구/통제의 차원은 낮은... 그러니까 애정은 많지만 제한은 별로 하지 않는 양육태도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허용적인 양육을 하는 성인들을 보면 아이들과 따뜻하고 온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또 스스로를 사랑의 자원으로 간주하는 면이 있습니다. 이들은 좋은 성인이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어야 하고, 자신들 역시 아이들의 사랑을 느껴야한다는 신념을 갖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들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자주 표현하고, 아이들과도 상당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의 관계는 성인과 아이 사이의 관계라기보다는 대등한 관계에 가깝습니다. 허용적인 성인은 아이에게 친구처럼 대하고, 기꺼이 친구역할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허용적인 성인의 경우 아이에게 요구나 통제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아이들을 야단치거나, 통제를 하는 것이 아이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기도 합니다. 혹은 어떻게 통제를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자신의 말을 듣게 하는지를 몰라서 다 들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허용적인 성인들은 자기 자신을 아이들의 현재 또는 미래의 행동을 형성시켜줘야하는, 그런 책임이 있는 적극적인 행동자로 보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거의 요구도 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마음껏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허락하게 합니다.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이나 부적절한 행동을 할 때에도 확고한 제한과 통제를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규칙을 위반해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거나, 보다 나은 행동 또는 이런 저런 행동을 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책임감을 발달시킬 수 있는 기회도 사실 거의 주지 않습니다.
그럼 허용적인 양육태도를 지닌 성인의 훈육법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아무리 관대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준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아주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에는 통제는 해야 합니다. 하지만 허용적인 성인은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에 커다란 심리적 부담감 그리고 불편감을 느낍니다. 사실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자신들이 아이의 행동을 제한했을 때 아이가 더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게 될까바, 그리고 혹여라도 아이가 자신이 부모나 교사에게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될까바 염려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때문에 아이의 행동을 제한해야 될 때 그 행동이 왜 잘못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하기 보다는 주변사람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저 할아버지가 그렇게 하는거 싫어한대~" 또는 "아줌마한테 혼나겠다~" 이런식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행동의 이면에는 '나는 너가 이런 행동을 해도 난 참을 수 있고 괜찮지만 저 사람들은 안괜찮다니 어쩌겠니~' 혹은 '너무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그렇기 때문에 이 행동이 그렇게 못받아 줄 것은 아닌데 저사람이 좀 유별나고 심술궂어서 그래~'라는 의도가 깔려있기도 한 것 입니다.
이렇게 탓 할 사람이라도 있으면 자신에 대한 면죄부는 좀 주어지겠는데, 탓을 돌릴 사람도 없을 경우에는 정말 난감하기 이를때 짝이 없을 것입니다. 이럴 때 허용적인 성인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선물이나 뇌물 공세를 하는 것인데요. "얌전히 앉아 있으면 이따가 마트가서 장난감 사줄게~" 또는 "휴대폰 게임할래 ?"와 같이 아이의 순종을 유도하기 위해서 물질을 제공하거나 특권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허용적인 성인이 자주 사용하는 훈육법 중 하나는 일시적인 "애정철회"입니다. 허용적인 성인들 자체가 워낙 애정에 신경을 많이 쓰는지라 본인들이 화가 났을 때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보복이 바로 "애정철회"인데요. "너가 이런식으로 하면 난 더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을거야"와 같은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난 다른사람 다치게 하는 아이는 싫어 !" 또는 "너에게 정말 실망했어~", "엄마가 너무 속상하구나" 이런 것들이 대표적인 애정철회가 되겠습니다.
허용적인 양육을 받은 아이들 역시 독재적인 양육을 받은 아이들처럼 도덕적 내면화 발달에서 지연을 보입니다. 성인이 전혀 제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행동이 사회적으로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 거의 배우지 못했다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사회생활의 기준이 되는 정신적인 지침이나 전략을 발달시키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 행동의 인과관계 설명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과 상황판단능력을 발달시킬 수 잇는 기회도 거의 갖지 못하게 됩니다. 다른 또래나 성인들이 봤을 때 이런 아이는 '제멋대로 구는', '미숙한', '사려깊지 못한', '수용하기 어려운' 그런 존재로 여겨지게 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이 이 아이를 보는 시선이나 태도가 결코 곱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한 태도와 시선을 느낀 아이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그래서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허용적인 양육을 경험한 아이들은 대게 사회적 관계에서 회피적인 모습을 보이고, 뭔가 제대로 해내는 것이 없어서 비생산성이 두드러지고, 또 불행하기까지 합니다. 자기를 조절하는 경험을 해보지 못해서 충동성과 공격성이 높고, 반면 독립성과 개인적 책임감은 부족합니다. 또 이런저런 남에게 해달라는 요구도 많을 수 있고 이기적인 성향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런 허용적인 양육태도는 흔히 청소년기때 비행이나 낮은 학업성취도, 약물남용 또는 알콜남용처럼 충동조절과 관련된 행동과도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라고 알려졌답니다. 여기까지 부모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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