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되고, 그만큼 산업도 빠른 속도로 변화되는 느낌입니다. 오늘은 책 트렌드코리아 2020의 10가지 키워드에 대해 기록해보려 합니다.
페르소나는 쓰던 가면을 뜻하는데, 심리학에서는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인 정체성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멀티 페르소나는 다양해진 현대인들의 정체성을 뜻하는데, 다양한 SNS만큼이나 우리는 여러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회사에서의 나'와 '친구와 있을 때의 나' 그리고 '가족과 있을 때의 나'정도로 구분되었다면, 이제는 그런 나에 더해 '카카오톡에서의 나', '트위터를 쓸 때의 나', '페이스북, 인스타에서의 나'가 모두 다른 내가 될 수 있음으로써 한 개인이 많게는 열 개 이상의 페르소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게 되면서 소비 또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가난한 사람은 저렴한 것을 선호하고 부자들은 값비싼 것을 선호한다고 생각했었지만, 요즘은 한 소비자가 두 가지를 모두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는 최저가의 노브랜드 버거와 프리미엄 가격대의 자니로켓 버거를 동시에 취급하는 신세계 그룹의 경영에서도 볼 수 있는데, 정용진 부회장은 "앞으로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고도 합니다.
또한 현대 멀티 페르소나로 인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취향 공동체입니다. 과거에는 직업 기반의 공동체가 개인들에게 영향을 발휘했지만 점점 불확실한 시대가 되며 이제는 언제 퇴사할지 모를 직장이 아닌 꾸준히 지속될 취향 공동체가 SNS를 기반으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앞으로 초저가 혹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취향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들은 꾸준히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렌드코리아 2020에서는 고객의 마지막 순간의 만족을 최적화 하려는 근거리 경제를 라스트핏 이코노미라고 명명하였는데 예전에는 가격 대비 효용 즉 나의 노력, 노동력을 동원해서 검색하고 알아봐서 더 싼 쿠폰을 찾고 더 저렴한 물건을 찾는게 중요한 소비였다면, 이제는 노력 대비 효용 즉 노력이 적게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내가 검색하지 않아도 내가 필요할 만한 것들을 보여주고 간단히 구입 버튼만 누르면 오늘 저녁에 우리집 문 앞에 가져다주는 편리함을 현대인들은 더 중요한 소비가치로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라스트핏 이코노미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동의 라스트핏 또한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기존에 역세권이라는 표현이 있었다면 이제는 슬세권이 뜨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이번에 슬세권이라는 표현은 처음 접했는데, 슬세권이란 슬리퍼를 신고 편하게 집 앞을 나갔을 때 10분 내 거리에서 쇼핑, 여가, 문화활동의 인프라가 갖춰져있는 지역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동네 인근에 부동산, 미용실, 학원 등이 있었다면 지금은 점점 감성을 자극하는 맛집이나 카페, 편의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편의점은 도시락과 과일뿐 아니라 공과금 납부, 중고폰 수거, 세탁물 접수, 해외서류 배송 등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또 젊은층 사이에서 슬세권처럼 뜨고있는 것은 바로 킥세권이라고 합니다. 킥세권이란 역세권에 살기에는 금전적으로 부담스러워서 이런 부담을 피하면서 전동 킥보드를 활용해 5분 내에 역으로 갈 수 있는 지역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전동 킥보드는 자전거와는 달리 힘이 들지 않고 지하철에서도 쉽게 접을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출퇴근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동 킥보드 시장은 점점 성장하고 있는데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 킥보드 사업 진출 현황을 살펴보면, 폭스바겐은 제네바 모터쇼에서 전동 킥보드 '시티 게이터'를 2018년 3월에 공개하였고, 포드는 2018년 11월에 미국 전동 킥보드 공유 업체 '스핀'을 1억 달러에 인수하였고, BMW는 2019년 하반기에 전동 킥보드 '시티 스쿠터'를 판매하기 시작하고, 다임러는 '벤츠 e-트론 스쿠타'를 2020년 초부터 판매계획에 있다고 합니다. 이런 해외 업체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 또한 국내 전동 킥보드 공유 업체 '킥고잉'에 투자하고 제주도에서 전동 킥보드 시범 사업을 하며 2021년 부터는 신차 옵션으로 전동 킥보드를 제공할 계획에 있는 것을 보면, 전동 킥보드 시장의 성장성은 확고해보이며 앞으로 투자할 때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라스트핏 이코노미에는 구매여정의 라스트핏도 있는데요. 예전에는 바이크를 신차로 구입하면 박스채로 해외에서 오기 때문에 라이더 사이에서 신차를 구입해서 받는 것을 '박스 깐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 순간의 설레는 경험을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공유를 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과정들이 다양한 많은 상품들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물건이 배송된 포장상태와 재질, 분리배출이 쉽게 종이로 되어있는지 아니면 재활용이 어렵게 비닐에 라벨이 붙어있는지 등으로 환경에 끼칠 영향까지 중요한 구매 판단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여행 시장에서도 경험의 비중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단순히 여러 곳을 가보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어떤 곳에서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현지에서 경험하는 '액티비티'투어가 증가하고 있는데, 예로는 단순한 로마여행보다 '로마 가정식 쿠킹 클래스', 단순한 런던여행보다 '런던에서 즐기는 소규모 잉어 낚시체험'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짧게 여러 곳을 가보는 여행보다 길게 한 지역을 여행하는 형태가 증가하면서 서로 계획하고 방문했던 여행지의 경험을 공유하는 앱도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점점 더 공평하고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2008년 금융위기와 저성장, 저금리 시대를 경험하며 처음으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라는 수식어도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성장은 둔화되고 취업이 너무 힘들어져서 끝이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삶 속에서 '공정성'이라는 가치가 중요시되고 있는데요. 스스로 노력해서 안되는 것은 자신의 문제이지만 공정하지 못해서 안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또는 참으면 안되는 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 학생들은 주관식보다는 객관식을, 조별과제보다는 개별과제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런 심리가 점점 커지면서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선한 영향력을 갖는다고 믿는 것에 소비하는 것입니다. 선한 영향력을 보이는 음식점, 기업 등에게 그들의 매출을 올려주거나 힘을 실어주거나, 그렇지 못한 곳은 불매운동이 빠르게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투자를 할 때는 그 기업의 오너와 관련된 기사도 찾아보며 오너리스크는 없는지 혹은 어떤 선행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삶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음악도 영화도 다운받아서 듣고 보았다면 이제는 모두 접속해서 보고 있는데요. 이것은 인터넷 발달과 더불어 소유보다는 경험이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점점 욕망은 커지는데 비해 자금은 부족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용의 부담으로 인해 소유는 못하지만 경험을 해보자는 삶의 방식이 커지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소유하지 않고 빌리는 것으로는 정수기처럼 한 물품을 오랜기간 렌탈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지금의 스트리밍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렌탈과 다른 점은 약정기간이 비교적 자유롭고 다양한 품목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볼보라는 자동차 회사는 '이 차를 사지마세요'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우며 월 750에서 850달러를 내고 4가지 차종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고 2025년까지 생산량의 절반을 이런 서비스로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현대, 기아도 이런 서비스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 소유를 뛰어넘는 스트리밍의 시대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기업들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필요를 넘어 실시간으로 고객이 그 상품이나 서비스가 필요한 타이밍에 그것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이것을 바로 초개인화 기술이라고 합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고객이 거래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고객이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구비한다고 느껴야지, "소비"한다고 생각되게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기업이 샴푸를 판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 당장 필요없는 샴푸 할인쿠폰을 다수의 고객에게 매일 보낸다면 그들은 불필요한 메시지를 계속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필요없는 메시지가 되고 결국 그 기업의 메시지는 스팸등록과 함께 차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구매 이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샴푸를 다 써갈 때쯤 할인쿠폰을 보내준다면 어떨까요 ? 아마 그것은 광고가 아닌 고마운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이제는 무작정 열심히 홍보하기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필요한 시기에 제공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고, 이런 사회현상에 따라 빅데이터와 관련된 기술도 꾸준히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팬슈머란 팬과 컨슈머의 합성어로 상품이나 브랜드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뜻합니다. 팬슈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다소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자신의 앞에 무엇이든 원하는 과일을 가져다주는 나무와 작은 방울토마토 씨앗이 있다면, 처음에는 당연히 무엇이든 가져다주는 나무에 쉽게 애착을 가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나중에는 당연하게 여기고 특별히 내가 기여할 것이 없기 때문에 애착이 안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방울토마토를 키우게 된다면,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며 싹을 기다리고 싹이 트인 것을 보며 즐거워하고 결국 예쁜 방울토마토가 열리는 것에 기뻐하며 자신이 그 성장을 도왔다는 것에 큰 애착을 가지게 됩니다.
현대사회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팬들의 영향력이 점점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TV미디어 밖에 없었고 큰 연예기획사가 성장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 구독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채널을 성장시켜주고 그 과정을 함께하면서 더 큰 애착관계가 형성됩니다.
이제 소비자들의 니즈가 극도로 개인화되면서 표준화된 대중 시장적 접근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예를 들면 떡볶이집을 차릴 때 누구에게나 적절히 입맛에 맞는 떡볶이를 만드는 것보다 30대 미혼 직장인들이 좋아할 만한 매운맛의 떡볶이를 만드는 것이 메뉴가 더 특화됨으로써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모두의 입맛에 맞추는 것은 누구나 먹을 수는 있지만, 그만큼 큰 만족을 느끼는 고객은 적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운맛의 떡볶이는 확실히 그것을 원하는 소수의 고객이 주문할 것이고, 타겟팅이 확실히 되어있기 때문에 그들을 만족시킬 확률이 높습니다.
운동복의 샤넬이라 불리는 캐나다의 요가복 룰루레몬의 창업자는 타겟 고객의 프로필을 "콘도 회원권을 소유하고 여행과 운동을 좋아하는 32세 전문직 여성, 33세나 31세는 안됨" 이라고 세분화 시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물론 다른 나이의 고객에게도 판매를 하겠지만 집중할 대상을 확실히 정해서 특화시킨 것입니다. 이러한 경영을 기반으로 2013년 세계 스포츠 용품 시장 11위였던 룰루레몬은 2018년 세계 5위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을 하고 계신 분들께서는 이런 특화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팔세대의 'OPAL'은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이라는 영어의 약자로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표하는 58년생 개띠의 '오팔'을 뜻하기도 하고, 다채로운 색을 담고있는 보석 '오팔'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60대를 떠올렸을 때 퇴직으로 경제활동을 더 이상 하지않고 활력이 부족한 세대를 떠올렸지만, 지금의 오팔 세대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답게 도전정신이 강하고 성취지향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오팔 세대의 이러한 성향이 IT기술 발전과 더불어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배우고 실천하는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보유자산이 가장 많은 세대로서 자녀에게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인터넷을 활용한 소비생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앞으로 미래를 이야기할 때 오팔 세대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편리미엄'이란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이다라는 뜻을 갖고있는 단어입니다. 1인가구가 늘어나고 살아가는데 복잡하고 많은 일들로 인해 편리함의 가치는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예전에 개인이 했던 설거지, 청소, 요리, 세탁 등이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배달음식, 세탁서비스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습니다. 편리미엄 전략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고객의 해야할 일의 절대시간을 줄여주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귀찮은 일에 들어가는 노력을 덜어주는 것이고, 세 번째는 얻고자 하는 성과를 극대화 시켜주는 것입니다. 늘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시간과 노력을 덜어줄 수 있다면 그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사소한 불편에 집중하여 그들의 삶을 프리미엄하게 만드는 것이 앞으로 수많은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입니다.
지금처럼 취업은 힘들고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무한 경쟁사회에서 남들보다 더 높은 스펙으로 행복을 찾는다면 아마 그 행복을 채우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이제는 타인을 기준으로 하는 경쟁이 아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 매일매일 성장하는 업글인간의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일과 삶의 전방위적 성장을 꿈꾸는 업글인간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운동을 통한 몸의 업그레이드, 두 번째는 다양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취미의 업그레이드, 세 번째는 지적 세계를 확장해가는 지식의 업그레이드 입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무한 경쟁을 위한 스펙을 쌓는 것보다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투자하는 일에 지갑을 열 것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2020년을 바라보는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코리아 2020을 통해 10가지 키워드를 살펴보았는데요. 여기까지 정리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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