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어떤가요 ? 슬픔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어떤 분들은 쓸모없는 것이라고 여기기도 하지만 사실 슬픔은 우리를 성찰하게 해주면서 심리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유용한 역할을 합니다. 슬픔이 없다면 기쁨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슬픔을 느끼면 에너지가 급격히 떨어지고 삶에서의 활력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나 즐거운 활동을 안하게 됩니다. 슬픔을 한동안 온전히 느끼고 털고나서 인간적으로 더 성숙해지기도 하는데요. 이렇듯 모든 감정은 그 역할과 더불어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감정들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는 것인데요. 다만 그런 감정들을 잘못 사용하게 될 경우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감정과 이성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까요 ? 어떤 분은 슬퍼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려고 하는데 슬프냐고 물어보면 하나도 안 슬프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는데요. 이것은 감정과 이성이 모순되는 상황입니다. 이 모습은 마치 이성이 슬픈 감정에 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 대해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이성과 감정은 주도권을 놓고 대립하게 된다고 합니다. 위의 사례에서는 감정은 슬프다고 하는데 이성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성적인 정신과 감정적인 정신은 두 개가 타이트하게 서로 대립하면서 맞물려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이성을 먼저 이끌고 이성은 감정이 엉뚱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잘 보완해줘야 합니다. 예컨데 분노했다고 해서 상대방을 때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격을 이루고 있는 경향성은 감정 경향성과 사고 경향성이 있는데요. 그래서 인간이 판단과 결정을 내릴 때 감정 경향성이 강하면 합리성이 약해지고 사고 경향성이 강하면 인간미가 사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너무 감정형인 사람들은 합리적인 결정을 하지 못하고 기분으로 결정하는 경향때문에 손해를 많이 보게 되고, 너무 사고형인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에 대한 대처가 어려워서 차라리 감정이 없었으면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럼 간략하게 인간의 감정과 사고가 어떻게 뇌과학적으로 서로 맞물리면서 작동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간략하게 표현하자면 인간의 뇌는 3층 구조로 되어있는데요. 1층은 생명의 뇌, 2층은 감정의 뇌, 3층은 이성의 뇌라고 하는데요. 1층 뇌는 파충류까지 발달되어 있다고 해서 파충류의 뇌라고 불리고, 2층 뇌는 포유류의 뇌, 3층 뇌는 인간만 발달해 있다고 해서 인간 뇌라고도 부릅니다.
뇌의 한 가운데에 뇌와 척수를 이어주는 줄기역할을 하는 뇌간(Brainstem)이라는 부위가 있습니다. 뇌의 줄기라고도 불리는 이 부위는 인간의 기본적 생존에 필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생명의 뇌라고 불립니다. 예를 들어 호흡이나 신진대사 등을 이 뇌간에서 처리합니다. 더우면 땀이 나면서 체온을 내리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활동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요. 이것은 뇌간에서 생명유지를 위해 알아서 처리하는 것입니다. 뇌간은 인간 신체가 생물학적으로 잘 살아있도록 하게하는 조절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명유지 컨트롤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뇌간은 생명의 위협을 알아차리는 역할을 합니다. 숲 속에서 독사를 보거나 산에 올라가다가 낭떠러지 근처에서 미끄러지려고 하면 이때 뇌간이 작동하면서 신체가 생존을 위한 행동을 즉각적으로 하도록 시킵니다. 파충류의 뇌에서는 다른 부위가 발달하지 않았고 뇌간만 발달해 있습니다. 그래서 악어나 뱀 같은 파충류에도 생존에 필요한 위험 감지 기능은 아주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파충류의 뇌는 뇌간까지만 발달해 있기 때문에 이 뇌간을 파충류의 뇌라고도 부릅니다.
뇌간과 맞닿아서 귀 바로 위쪽에 둘레모양으로 위치해있는 변연계는 2층뇌에 해당하는 감정뇌라고 부릅니다. 변연계는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으로서 학습하고 기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부위라서 변연계가 잘 발달한 강아지와 같은 포유류는 학습이 가능합니다. 개들은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훈련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기억기능이 뇌에 없는 뱀이나 악어는 훈련을 시킬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파충류는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이 없어서 학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포유류까지 발달해있는 이 변연계를 포유류의 뇌라고 부릅니다.
이제 뇌의 3층에 해당하는 신피질이 있습니다. 신피질은 고도의 정신기능과 창조기능을 관할하고 있는 인간만이 가진 뇌이기때문에 '인간의 뇌' 또는 '이성의 뇌'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 하나는 이성뇌인 신피질이 감정 뇌인 변연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감정뇌인 변연계와 사고를 담당하는 신피질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감정과 사고가 서로 맞물려 작동한다는 것이 물리적으로도 잘 설명됩니다. 감정과 사고를 서로 떼어놓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100%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감정과 사고는 뇌 구조적으로 서로 묶여있기 때문입니다.
감정뇌와 이성뇌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엄마와 아이가 왜 서로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지를 뇌과학적으로 잘 설명해줍니다. 엄마와 아이가 느끼는 특별한 유대감은 진짜 가족을 구성하게 해주고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것이 가능하도록 해줍니다. 엄마가 모성애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감정뇌인 변연계와 이성뇌인 신피질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반면에 파충류는 이성뇌인 신피질도 없고 감정뇌인 변연계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뱀이나 악어 같은 파충류에게는 모성애가 원천적으로 없습니다. 파충류 어미는 새끼가 태어나도 안 돌본다고 합니다. 심지어 파충류의 새끼들은 태어난 후 어미한테 잡아먹히지 않기위해 도망가서 숨어야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어미가 먹이가 부족할 경우 새끼를 잡아먹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강아지와 같은 포유류도 감정뇌인 변연계가 발달해서 감정을 느낄 수 있지만 신피질이 발달한 것은 인간 뿐이라서 인간만이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느끼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도 단순한 감정들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감정과 사고가 긴밀하게 연계되어 생기는 다양한 감정들을 언어로 표현하고 이해하는 일은 오직 인간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정리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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