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이 중요한 이유 - 아기는 감정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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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이 중요한 이유 - 아기는 감정을 기억한다

너에대한 관찰

by 민트코끼리 2020. 3. 5.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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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의 이유는 솥뚜껑이라는 정보를 편도체에서 처리할 때 이것이 자라라고 잘못 판단하고 이를 위급한 상황이라고 결론을 내려 뇌의 통제권을 하이재킹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인데요. 왜냐하면 상황을 잘못 판단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게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황을 잘 판단하려면 이성뇌인 신피질에서 정보를 충분하게 처리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편도체에서 정보가 처리되어 나오는 것은 그 결과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피질에서 충분히 정보를 소화해내지 못하게되면 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습니다. 즉, 정리하자면 편도체의 정보처리는 빠르지만 정확하지가 않고 신피질의 정보처리는 정확하지만 느리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둘의 정보처리 방식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는 것인데요. 참고로 이 둘의 메시지 전달속도 차이는 2배 정도 입니다.

왜 인간은 극적 감정이 연관된 사건을 더 잘 기억하는 것일까요 ? 앞서 기억을 관장하는 뇌 기관은 해마이고 감정을 관장하는 기관은 편도체라고 했습니다. 해마가 감정이 빠진 드라이한 사실들을 기억하는 반면에 편도체는 그런 사실들에 감정이라는 맛과 색깔을 입힙니다. 사건과 감정을 서로 연결해주는 것인데요. 그래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사건은 감정 정보와 항상 연결되어 뇌에 저장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첫사랑의 기억은 애틋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뇌에 저장되고, 연인과 헤어졌던 기억은 슬프고 가슴 아팠던 기억으로 저장되는 것입니다. 또 옛날에 유행했던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노래와 연관되어 있던 사건들이 떠오르고 그 사건들과 연결된 감정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어떤 사건을 경험할 때의 감정이 격하면, 예컨대 극한 스트레스나 걱정, 엄청난 기쁨이나 슬픔을 느끼게 되면 부신 호르몬과 부신피질 호르몬이 신체에서 분비되고 이 호르몬들이 미주신경에 붙어있는 수용체를 자극합니다. 그러면 미주신경이 뇌에서부터 심장으로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리고 심장에서 이 메시지를 다시 뇌로 전달합니다. 이렇게 다시 전달받은 메시지를 처리하는 것이 바로 편도체입니다. 이 메시지를 받은 편도체는 뇌에 대한 통제권이 있기 때문에 쉽게 표현하면 권력이 있기 때문에 뇌의 모든 다른 영역들에게 이 메시지를 더 잘 기억하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런 메커니즘으로 인해 우리는 격한 감정과 연관된 사건들을 더 잘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편도체는 예전의 경험과 현재의 경험을 감정적으로 서로 비교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경험이 과거의 경험과 유사하다고 느껴지면 현재의 경험을 완전히 파악하기도 전에 감정적으로 먼저 반응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너무 빠르게 정보를 처리해서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편도체에서 처리하는 정보분석은 빠르지만 정확하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엄마가 아기를 잘 돌봐주지 못해 방치당하거나 학대당했거나 하는 등의 경험은 아기에게 매우 심각한 심리적 상처를 남깁니다. 이것이 아기에게 끔찍한 사건이 되는 이유는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는 서로 협력하며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래서 해마는 아기가 학대당한 경험을 기억하지만 편도체는 그 경험의 감정이 어떠했는지를 기억하게 됩니다. 즉, 플러스 마이너스처럼 사건에 대한 감정 극성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플러스 사건은 즐거웠던 것, 마이너스 사건은 안 좋았던 식으로 과거의 경험을 저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편도체는 해마에 비해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거의 완전히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기는 아기였을 때의 인지적인 기억은 없을지라도 그때의 감정들은 기억합니다. 해마가 편도체보다 늦게 발달되기 때문에 아기였을 때의 구체적 기억은 뇌에 저장되지 않지만 감정은 편도체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대받은 경험이나 방치된 경험을 통해 느꼈던 온갖 부정적 감정은 뇌에 고스란히 남아있게 됩니다. 이때 아기의 뇌가 소위 말해 그냥 망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이 있기에 인간의 일생에서 애착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 아직 말을 배우기 이전인 아기였을 때의 부정적인 경험들이 편도체에 비언어적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나중에 성인이 되어 이런 감정적 기억들이 다시 떠올랐을 때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모르는 경우가 생깁니다. 쉽게 표현해서 아기였을 때의 감정적 기억이 끔찍하면 그게 성인이 되어서도 없어지지 않고 여전히 비언어적인 감정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어떤 상황으로 인해 감정 기억이 촉발되면 이걸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경험이 없으므로 사람이 비정상적인 반응을 하게 됩니다. 혹시 전혀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할 상황이 아닌데 두려움에 벌벌떠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까요 ? 이것을 공황장애라고 하는데 아기였을 때 학대를 받은 분들은 공황장애로 평생 고통을 감내하면서 살아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감각 정보는 대부분 이성뇌의 핵심인 전두엽에서 처리됩니다. 따라서 인간은 다양한 감정들을 어느 동물과도 비교가 안되게 섬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편도체를 통해 보다 더 정확하게 처리합니다. 감정에 이성을 덧씌워서 무절제한 감정을 잘 통제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라고 해서 감정을 항상 이성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아닌데요. 사람이 만약 감정을 이성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면 꼭 손해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거나 슬프면 폭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자신을 위로하려고 폭식을 하기도 하는데요. 폭식을 하게되면 궁극적으로는 손해입니다. 그런데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음식 먹는 것을 참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성이 감정을 잘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성은 감정을 잘 리드하는 코치와 같은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데, 코치 역할을 하는 이성이 폭주하는 감정을 제대로 제어해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옛날 조선시대에 감정이라는 왕을 이성인 신하들이 잘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왕은 권력이 있기 때문에 왕이 폭주하게 되면 신하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조선시대 역사를 살펴보면 어머니가 살해된 사건을 통해 극도로 격한 감정을 경험한 연산군이 복수심으로 폭주했을 때 신하들이 이를 잘 제어하지 못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연산군에 의해 고통을 받고 살해당했습니다. 감정은 아이와 같지만 막강한 권력이 있고 이성은 어른과 같지만 감정이라는 왕이 폭주했을 때 이를 제어할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이런 비유를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감정적으로 격해지면 이성을 관장하는 신피질의 전두엽에 피가 공급되지 않습니다. 이 때 피는 감정을 관장하는 변연계에 몰립니다. 그래서 사람이 이때에는 제대로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빈번하게 느끼는 아이가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고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뇌과학적인 설명입니다. 냉정하고 차분한 정서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두엽 쪽에 문제가 생긴 사람은 감정 컨트롤이 안되고 말 그대로 감정대로 살게 됩니다. 화나면 때리고 술먹고 싶으면 마시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면 감정을 폭발시키는, 정말 주위 사람들을 너무 힘들게 만드는 존재가 됩니다.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의 안토니오 다마시오라는 신경학자는 전두엽과 편도체 간의 회로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을 연구하신 분입니다. 다마시오 박사가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것은 이 환자들의 인지적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환자들은 엉뚱한 결정을 내리거나 최악의 결정을 내리고 친구와 약속을 잡는 일과 같은 작은 결정을 내리는 일도 어려워했습니다. 이 환자들은 자신의 인지적 기억들과 감정들과의 연결선이 끊어져 있는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경험하게 되는 모든 것들이 그냥 회색빛이었던 것입니다. 과거의 경험들에 비추어봐야 지금 경험하는 것들에 대한 감정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인데 감정과 과거의 경험을 연결하는 선이 끊어져서 현재 경험하는 상황에 대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으려면 긍정적인 느낌이 들어야 결정을 합니다. 백화점에 가서 어떤 옷이나 상품을 보고 그것을 사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지 이성적으로 생각해보고 긍정적인 느낌이 들면 그 물건을 산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사고과정은 많은 부분 이성이 담당하지만 실제로 결정 내리는 것은 최종 보스인 감정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마시오 박사가 연구한 환자들은 바퀴벌레를 봐도 안 징그러워 했습니다. 왜냐하면 바퀴벌레라는 해충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한 경험과 과거의 감정 사이 연결선이 끊어졌기 때문에 징그러운 바퀴벌레가 어떤 감정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환자들은 자신의 편도체에 저장되어 있는 감정기억정보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마치 인터넷 연결선이 끊어졌을 때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바퀴벌레에 관한 감정기억정보를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내용들을 다루었지만 궁극적인 핵심은 감정뇌가 우리의 뇌를 점령하지 않도록 격한 상황에서도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감정으로 폭주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조절하는 것은 정서지능의 핵심능력 중 하나입니다. 여기까지 정리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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