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능력은 부모가 아기를 어떻게 양육했는지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집니다. 감정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 부모의 아이들이 공감을 더 잘하는데 다양한 감정에 대한 경험 덕분에 상대방의 감정에 대해서도 상상하는 일이 더 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모가 아이의 감정에 공감을 많이 해줄수록 아이도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데요. 왜냐하면 부모가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면서 배우기 때문입니다.
코넬 의대의 대니얼 스턴 박사는 엄마와 아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작은 상호작용을 정서적 조율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정서적 조율이란 감정들에 잘 반응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엄마가 아기의 감정을 인식하고 거기에 공감해주고 그 감정을 그대로 잘 수용하면서 받아들여주는 것이 정서적 조율입니다. 스턴 박사는 엄마와 아기의 상호작용을 비디오로 녹화하고 이를 분석해보았습니다. 비디오에서는 아기가 감정을 표현할 때마다 엄마가 아이가 느끼는 것을 역시 느낀다는 피드백을 주었는데요. 엄마는 아기를 안아주거나 말을 해주거나 등의 행동으로 아기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해주었습니다. 이때 아기는 자신의 감정이 이해받고 수용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애착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이론에서 아기들이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신뢰에 대한 욕구라고 언급하였습니다. 아기는 엄마와의 정서적 조율을 통해 세상이 살기에 안전하고 엄마를 신뢰할 수 있는 존재로 믿게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엄마가 아기와 정서적 조율을 하지 못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속상하게 됩니다. 스턴 박사는 일부러 엄마가 무표정한 얼굴을 하면서 아이 감정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게 시켰는데, 이때 아기는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실망과 괴로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며, 아기는 심한 감정적 고통을 느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거절당하는 기분은 성인이라 할지라도 견디기 힘든 심리적 상처를 줍니다. 나와 정서적 조율이 되었던 사람과 끊어진다는 것은 큰 심리적인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이런 심리적 메커니즘 때문에 엄마가 아기의 감정을 무시하며 정서적 조율을 해주지 않으면 아기는 감정적인 단절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감정에 대한 학습을 할 수가 없어서 정서에 대한 뇌개발을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아기는 공감 못하는 사람으로 자라서 평생동안 심리적 고통을 감내하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의 어린시절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는데요. 정서적 조율이 안 된 사람들이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다고 합니다. 범죄자들의 어린시절을 보면 대부분 불행했고 부모로부터 양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도덕성이 낮습니다. 새삼 새로운 사실은 아닌데요. 만족지연능력이라는 심리적인 능력이 도덕성의 근간을 이루는 과학적인 해석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또 하나 심리적인 특성을 추가하자면 도덕성에는 공감능력이 포함됩니다. 그래서 도덕성의 두 가지 축을 말하자면 자기절제와 동정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정심을 느껴야 이타성을 가질 수 있고 이런 심리적 특성 밑바탕에는 공감능력이라는 것이 존재해야 합니다. 공감을 할 수 없는 사람은 동정심을 느끼기 힘들고 따라서 이런 사람은 범죄를 저지르기도 쉽다고 합니다.
아기가 가지게 되는 감정의 스펙트럼은 엄마를 닮는다고 합니다. 3개월된 아기도 엄마가 우울해하면 아기도 엄마의 감정을 따라 우울해합니다. 엄마가 우울한 경우에는 아기에게 정서적 조율을 잘 해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아기 입장에서는 자신이 주위 세상을 탐색하면서 재미있어해도 자신의 그런 행동이 엄마로부터 어떤 피드백도 잘 받지 못하고, 자신이 엄마를 즐겁게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학습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후 부터는 세상을 탐색하는 호기심이 점점 떨어지면서 새로운 시도를 아예 하지않는 아이로 성장하게 될 수 있습니다. 아기가 이런 방식으로 뇌의 발달이 이루어지게 되면 사회적 성취를 할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이것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정서적 조율을 잘 받지 못하는 아이는 동기가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감정에 무덤덤할수록 동기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동기란 것도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고 싶다고 느껴야 공부를 열심히 하는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정서지능이 낮은 사람 곁에 있으면 불편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의 사교적 룰을 모르기 때문에 상대방을 심리적으로 불편하게 만듭니다. 예컨대, 상대방 표정을 읽지 못하면서 자기 이야기에 심취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화를 할 때에는 소위 분위기라는 것이 있어서 말을 해야할 때와 말을 들어야 할 때, 말을 멈춰야 할 때가 있는데 정서지능이 낮으면 이런 룰을 알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상대방의 감정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감정상태를 파악할 수 없어서 상대방과 조율을 할 수가 없습니다. 소위 말해 눈치가 없어서 관계에서 민폐가 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여러 분야들 중에서 특히 인간관계 부분에서 서툴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 중 하나입니다. 특히 어렸을 때 관계에 서툴러서 아이들에게 따돌림 당한다는 것은 놀이에 끼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어떤 아이가 다른 아이들의 놀이에 끼려고 할 때 아주 쉽게 거절당하는 두 가지 이유는 첫번째로 놀이에 들어가자마자 자기 방식대로 리드하려 하거나, 두번째로 지금 놀이에 박자를 잘 못 맞추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이미 몰입해서 놀고 있는 흐름을 깨지 않아야 하는데 중간에 들어가서 분위기를 깨버립니다. 소위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고 표현하는데요. 그래서 부모의 자녀교육 방식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오늘은 정서지능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정서지능은 자기인식, 감정관리, 동기, 공감, 관계관리의 5가지 영역으로 나뉩니다. 그래서 이들 영역들의 기반에는 충동조절과 공감이라는 능력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어질 글에서는 이 5가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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