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째서?' 하고 어린이가 일일이 질문을 하는 바람에 질려버린 경험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특징은 '의문'을 갖는다는 것인데요. 그런 특징은 감각의 민감기부터 현저히 나타납니다. 왜냐하면 보고, 듣고, 만지는 등 몸을 사용하거나 의식적인 행동을 하면 그 경험이 '왜?', '어째서?'라는 의문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 '의문'이 인간의 '지성'을 일깨우면 그 '지성'이 움직이기 시작하여, '왜'하고 물었던 대상을 분석하고 비교하면서 그 내용을 알고 싶어합니다. 즉 생각하고 이해하려 합니다. 이렇게 해서 인간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싶다'고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알고싶다고 생각한 것을 추구해서 알아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고싶다는 욕구는 우주 끝까지라도 넓혀 갈 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요. 지금 인간이 우주 비행을 기획하는 것은 인간의 지성이 무제한으로 펼쳐 나가는 힘의 결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성의 성격은 '자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차츰 전개해 나갈 때는 지성이 생기 있게 활동합니다. 지성이 어떤 대상을 둘러싸고 생기 있기 활동하고 있을 때는 그것을 몰두해서 따를 때입니다.
집중하여 열심히 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머리를 쓰게 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성을 사용할 요소가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인간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지성을 발휘해서 환경을 개척해 나갔는데요. 어린 아이가 일상 생활 속에서 지성을 어떻게 발휘해 나가는지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면, 어린이의 시각에서 신선한 충격과 함께 감동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의 성장 과정을 지성의 움직임과 자발성이라는 관점에서 우선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딸 아이가 '똑같은' 것에 눈을 떳을 때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자기 손을 위로 펴 들고 가만히 보다가 엄마 손을 꽉 잡으며 '엄마 손, 내 손, 똑같다.'로 시작하여 이어서 '엄마 발, 내 발, 똑같다.'라고 말합니다. 또 가만히 엄마를 바라보다가 '엄마 눈, 내 눈, 똑같다.'라고 하면서 입, 코, 귀, 배꼽, 가슴 등으로 끝없이 계속됩니다. 그것이 끝나면 '엄마 숟가락, 내 숟가락, 똑같다.'고 하면서 식사 때에도 '똑같다.'라는 말이 끝날 줄을 모릅니다. 공원에 산책나갈 준비를 할 때에도 '엄마 옷, 내 옷, 똑같다.' 부터 시작하여 구두, 모자, 가방으로 이어집니다. 그림책을 볼 때에도 '이 풍선, 저 풍선, 똑같다.'라고 하면서 똑같은 것을 찾고, 노래를 불러도 책 속에서 같은 노래를 찾습니다. 피아노를 쳐주면 그 악보를 찾아내서 '똑같다.'라고 하면서 기뻐합니다. 이 모습을 보고, 딸 아이에게는 보는 것과 듣는 것 모두가 '똑같다.'는 개념으로 정리되어 간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 이쿠시마 메구미
이와 같은 아이의 모습은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누구나 다 체험하는 일이겠지만, 대개는 그것이 '지성'의 활동이 나타내는 현상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말기도 하는데요. 이 어린이의 어머니는 '지성'의 활동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딸이 '똑같은 것'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눈여겨볼 수 있었습니다.
이 어머니의 훌륭한 점은 그냥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다'라고 하는 개념에 눈을 뜬 아이의 지성이 좀 더 잘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즉 아이가 어머니의 말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와의 대화 중에 '똑같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그 뒤 이 어린이는 '동일성'의 발견에서부터 '구별'로 나아가 '똑같다'와 '다르다'를 우선 충분히 익히면서 즐겼습니다. 그런 다음 '나란히 세우기'에 눈을 떠서 일렬로 세우는 것을 철저히 해보고 즐긴 뒤, 점차 '비교해서 나란히 세우기', '구별해서 나란히 세우기' 등으로 발전해 나갔습니다.
비교하거나 구별하면서 옆으로 나란히 세우기를 충분히 해보고나자 이번에는 위로 '쌓기'가 시작되었는데요. '쌓는 것'은 면과 면을 '맞추는' 것으로 관심이 발전합니다. 즉 '대응'시키는 것에 흥미를 갖는다는 말입니다. '동일성'과 '구별'의 개념을 발견한 것에서 시작하여 자발적으로 '비교', '집합', '대응'의 개념으로 발전해 나갔습니다. 이것은 지성의 활동이 점진적으로 새로운 측면을 드러내 가는 과정인데, 이 어린이의 어머니는 그 과정을 훌륭히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1살 10개월 무렵 '크다, 작다'에 눈을 떴을 때의 상황을 어머니는 다음과 같이 말했는데요.
"딸 아이를 보고 있으면 '눈을 뜬다'는 단어가 놀라움으로 다가옵니다.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모든 것이 자기 레이더에 포착된 것처럼 흥미에 꼭 맞아 즐기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딸 아이에게 있어서 놀라움과 발견하는 기쁨이 혼합된 마음으로 어른들이 마음대로 만든 커리큘럼을 따라 가르칠 때는 결코 볼 수 없는 눈의 광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민감기라는 것이겠지요."
여기까지 정리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지성의 활동을 놓치지 않을 것 (0) | 2021.10.01 |
---|---|
1-5세 어린이의 지성 발달과정 (0) | 2021.09.29 |
집중력을 키우는 생활 양육법 (0) | 2021.09.22 |
산만함의 유형과 원인들 (0) | 2021.09.21 |
우리 아이는 어느정도 산만한 것일까 ? (체크리스트) (0) | 2021.09.20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