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인이 바라본 세상,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 조제프 쇼바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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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인이 바라본 세상,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 조제프 쇼바네크

너에대한 관찰

by 민트코끼리 2022. 12. 2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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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제프 쇼바네크는 자폐를 지닌 사람인데요.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다른 사람과 달라서 처음 만난 사람들은 그를 모자란 사람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파리 정치대학을 졸업한 철학 박사로, 10개 국어를 하며 전 세계에서 강연을 다닙니다. 그는 세 살 때부터 중세 라틴어를 읽고 쓸 줄 알았습니다. 부모가 사준 천문학 책은 통째로 외워버렸으며 이런 일들은 그에게 식은 죽 먹기 보다 쉬운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이 쉽게 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어려웠다고 합니다. 신발 끈을 스스로 묶을 수 없고 다른 행동들도 이상했는데요. 학교에서 학우들은 그의 어눌한 말투와 이상한 행동 때문에 그를 놀리고 따돌렸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새 학급에 가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반 학생 수를 세었다고 하는데요. 자폐 학생은 반 학생의 수가 짝수인지 홀수인지 알고 싶었다고 합니다. 만약 홀수라면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두명이 짝을 지어서 하는 활동이 있다면 나는 혼자 해야 겠네.’ 자폐인은 세상의 틀에 맞지 않는 비정상적인 사람이라기 보단 남들과 다른 세계에서 다르게 보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다음은 자폐를 지닌 조제프 쇼바네크가 느낀 세상입니다.

 

 

1. 규칙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만 되면 축구를 하러 나갔는데요. 하지만 그는 축구를 할 줄 몰랐고, 그에게 축구는 어려운 게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축구는 공식적인 규칙과 그때 그때 정해지는 규칙이 섞여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하루는 선생님이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수업을 하자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선생님이 다가와 우는 이유를 물어보자 그는 수업시간이 지났는데 수업을 계속하는지에 대해 물었다고 합니다. 대학생 때는 수업이 끝나고 20분 늦게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직도 어디까지가 규칙인지 잘 모른다고 합니다. 다만 가끔은 규칙을 위반하는 대가를 치러야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2. 다른 사람들에게 쉬운상황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마지막 수업이 끝난 후, 그는 친구들과 학교 근처 까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까페는 유쾌한 장소이지만 자폐가 있는 그에게는 사람들이 많은 장소를 들어가는 자체가 큰 도전 이었는데요. 잔뜩 겁을 먹은 그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고 친구의 자상한 권유에도 당황한 나머지 도망을 치고 말았습니다. 만약 그 친구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으면 어땠을까요 ? "마지막 수업이 오후 5시에 끝나면, 510분에 까페에 들어가서 첫 번째 탁자에 앉아서, 웨이터에게 오렌지 주스를 주문하고 있어." 까페에서 만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는 미리 장소를 파악하고 잘 대처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3. 각자 다른 세상에 살아갑니다.

  우리는 살면서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할 때가 있는데요. 가령 늦게 돌아올 수밖에 없지만 금방 다녀올게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놀이동산에 가기로 한 날에 비가 많이 와서 못 가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자폐를 가진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요. 비가 와서 놀이동산에 못 간다는 말은 거짓말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칭찬하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달라도 누군가를 칭찬할 수 있지만, 자폐를 지닌 사람에겐 그런 칭찬은 가슴 아픈 거짓말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칭찬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거짓말을 할 수 없다면 다른 칭찬거리를 찾아 내려고 합니다. 칭찬을 위한 상투적인 문장들도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모든 것이 당신 덕분입니다.” 다만 이런 문장들을 설득력 있는 어조로 말해야 하고, 같은 사람에게 똑같이 말해서는 안된다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자폐를 가진 아이의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아버지는 딸의 사회성을 키워주기 위해 칭찬을 자주 했습니다. 어느 날 아이는 아버지에게 어제 한 칭찬을 왜 오늘 또 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아이가 그 말을 부정하지 않는 한 계속 유효한데 말입니다.

 

  흔히 자폐를 마음의 감옥으로 비유합니다. 자폐인에게는 정서적인 삶이 아예 없거나 감정이 매우 빈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그렇듯 자폐를 지닌 사람도 자신만의 정서가 있을 것입니다. 단지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조제프 쇼바네크는 자폐증은 그의 여러 특징 중 하나에 불가하며, 그것이 그의 전부를 설명해주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는자신을 어떤 하나의 설명에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198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조제프 쇼바네크는 신발끈도 스스로 묶지 못하고, 빵을 사는 간단한 일도 어려워했지만 그런 그가 독학으로 히브리어, 산스크리트어 등 10개 언어를 배우고 파리의 명문대 시앙스포를 졸업한 뒤 철학 박사 학위를 땄습니다. 이 글을 읽은 후 장애를 딛고 성공을 이뤄냈다는 감동적인 스토리에 집중하지 않아도 됩니다. 조제프 쇼바네크는 단지 세상에 자폐인은 없고 자폐를 가진 나 자신이 있을 뿐이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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