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간단하게 타임아웃 훈육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이것을 잘못 사용하게 되는 실제적인 예를 살펴보았습니다. 잘못 사용한 예들을 많이 살펴볼수록 이렇게 사용하면 안되는구나를 잘 이해하게되고 타임아웃을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어떤 부모님께서 44개월된 아들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아이를 훈육할 때 가능한 대화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문제행동을 하게되면 그것에 대해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로 설명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는 훈육과정에서 부모님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자꾸 다른곳을 보기도 하고 화제를 돌리거나 다른 이야기를 하려 하거나 혹은 갑자기 쉬가 마렵다고 하면서 나중에 물어보면 결과적으로 부모님이 무엇을 물어봤는지 아이가 모른다고 하는 경우도 많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이 아이는 부모님께서 훈육하려고 이야기하자고 하면 일단 울기부터 했습니다. 그러면 부모님은 아이가 우는 동안 일단 기다리기도 하고, 이런 경험을 하면서 아이에게 생각하는 의자를 사용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문제행동을 했을 때 다음부터 또 문제행동을 할 경우 생각하는 의자에 앉게될 것이라고 아이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이제 부모님은 생각하는 의자를 준비했고, 아이가 문제행동을 하게되자 생각하는 의자에 3분 동안 앉도록 했습니다. 알람을 3분에 맞춰놓고 알람이 울리면 의자에서 일어나서 부모님께 오라고 아이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님께서 이 다음부터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아이가 생각하는 의자에 앉으면 정말 자기가 잘못한 것을 실제로 생각하는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실제로 생각하는 의자에 앉혀 놓으면 자기 손을 가지고 놀다가 부모님과 이야기 할때면 전에 했던 것처럼 또 딴소리를 하면서 문제행동을 다시 반복하게 되는데요. 아이가 자기 잘못을 전혀 반성한 것 같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의자에 앉은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아이를 생각하는 의자에 다시 앉혔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아이가 문제행동을 반복할 때마다 수시로 생각하는 의자에 앉게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문제행동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문제행동을 할 때마다 생각하는 의자에 아이를 다시 앉혀야하는지 궁금하고 알람이 울리고나서 오면 잘못한 것 생각해봤냐고 물어봐야 하는지 아니면 아이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하는지도 헷갈렸습니다.
이제 이 아이와 부모님의 경우에 대해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부모님의 훈육방식 중에 확연히 눈에 띄는 점은 아이에게 훈육하는 상황에서 말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이것은 잔소리인데요. 아넷 라루의 연구에 의하면 부모는 아이와 대화를 하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잔소리를 하는 부모가 아닙니다. 아이를 미래에서 온 성인으로 생각하고 가능한 동등한 입장에서 토론을 한다고 언급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아이와 대화를 하는 것이라기보다 일방적인 잔소리를 하는것에 가까운데요. 물론 이때 부모님은 훈육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이것이 잔소리이므로 기분 나쁘고 화가 나기도 해서 듣기 싫습니다. 자기가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부모님 이야기를 계속 반복적으로 들으니 싫을 법도 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부모님이 잔소리를 그만하도록 주의를 자꾸 다른 곳으로 돌리려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44개월된 아이가 시도한 방법은 다른 곳을 본다든지, 쉬가 마렵다고하며 그 상황을 일단 모면하거나, 화제를 돌리는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또 아이는 이제 44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님의 장황한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자기에게 좋은 이야기도 아니고 자기를 혼내는 이야기인데 그것이 장황하니 집중하기도 싫고 실제로 부모님 이야기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의자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이를 또 다시 생각하는 의자에 반복적으로 앉히는 실수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상황은 점점 안좋아졌습니다.
부모가 생각하기에 아이가 문제행동을 분명히 했다고 판단이 되면 이때 말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이 때는 대화를 해야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그냥 이 상황에서는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간략히 알려주고 아이와 합의된 벌을 실행한 다음 상황을 끝내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의자는 생각하는 의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이것은 아이가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은 아니라고 합니다. 타임아웃이라는 개념은 아이의 생각을 유도하기 위한 방법이 근본적으로 아닙니다. 이 점을 우선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임아웃은 행동주의 기반의 행동수정 방법입니다. 그리고 행동주의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행동만이 연구 대상이며, 지적인 사고과정은 연구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의자는 생각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지만, 사실은 아이의 생각을 유도하는 의자가 아니고 단지 아이의 문제행동을 의자에 앉는 행동을 통해 약화시키는 조작적 조건형성 이론의 벌에 해당하는 조작물일 뿐입니다. 물론 생각하는 의자라는 이름처럼 아이가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자신의 잘못을 성찰하면서 반성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뇌과학에 따르면 44개월만에 아이의 이성적인 뇌가 잘못을 성찰할 만큼 발달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때의 아이들은 이성적인 사람보다는 강아지와 같은 본능적인 동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꾸준한 훈련과 반복을 통해 문제행동을 개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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