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어떤 아기였는지 기억하는 성인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아기였을 때 잘 돌보아주었다면 평소에 안전함을 느끼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환경이라면 기본적으로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불안한 아기였다면, 부모님께서 잘 돌보아주지 못해서 세상이 안전하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아기라면, 나중에 모든 면에서 문제를 겪는 사람으로 자라난다는 것이 애착이론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세상을 불신하는 아기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일도 불안정하고, 삶을 사는 것에 대해서도 불안해하고, 편안한 삶을 못살게 된다는 것인데요.
가끔 사람들 중 다른 사람에게 집착하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집착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집착하는 행동을 합니다. 그래서 연인 사이에서도 계속 전화하고 전화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사랑을 자꾸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너무 의존적인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경우는 그 사람이 분명히 나쁜 남자, 나쁜 여자임이 분명한데도 그런 관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의처증이라는 증상도 있는데요. 아내를 지나치게 의심하면서 못믿는 행동을 보이는 남편을 의처증이 있다고 표현하는데요.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아기였을 때 건강한 애착경험을 가지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아기였을 때의 경험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내가 맺는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 중의 하나가 바로 의처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좋지 못한 애착경험을 했던 아기였다면 너무 억울할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 부모님께서 자신을 어떻게 돌봐주었느냐에 따라 어떤 정서적 상태로 살아가게 될지 즉, 편안함과 행복함을 느끼면서 살게될지 불안함 때문에 늘 스트레스를 받고 살게될지 어느정도 결정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부모님을 만났느냐가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찬가지의 논리로 자녀가 부모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에 따라 자녀의 인생도 상당부분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녀가 태어나서 약 18개월까지 아이가 건강한 애착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잘 돌봐주는것이 자녀양육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제 18개월이 지나게 되면 아기는 조금 더 사람답게 성장합니다. 그전의 아기는 거의 24시간 엄마, 아빠에 의해 돌봄을 받아야만 했던 무기력한 존재였지만, 이제 아기는 걸을 수 있고 말도 곧잘 하면서 좀 더 사람다워집니다. 이 때의 시기에는 아기가 자립심을 키워서 능동적인 사람으로 자랄지, 아니면 수동적인 사람으로 자랄지가 결정됩니다. 이 시기가 바로 심리 사회적 2단계 발달에 해당합니다. 아기 입장에서 전에는 자신과 떨어지면 절대 안되는 일이었는데, 이제 엄마랑 멀리 떨어져서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도 있고, 뭘 먹을지 뭘 입을지에 대한 선택권도 주장하면서 자신의 독립성을 점차 발전시켜 나갑니다. 아이는 이제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점점 성장합니다. 집안에 있는 온갖 물건들을 만져보면서 입에 넣고 아주 분주하게 주위에 있는 것들을 탐험하는 시기입니다. 이렇게 자유롭게 세상을 탐험하면서 아기는 여러 가지 능력들을 발전시키고 자립심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 엄마, 아빠의 도움 없이도 자신이 결정을 할 수 있고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것도 점점 많아지면서 성숙해지고 좀 더 자립적인 사람으로 자라납니다. 바로 이 시기에 아기가 과연 능력있고 자신감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인지, 자신감 없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인지가 결정됩니다.
그래서 현명한 부모는 아이의 자립심을 키워서 아이가 자신감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여러가지 기회를 제공하는데요. 예를 들어 옷을 입는 것도 아주 어린 아기였을 때는 엄마, 아빠가 다 입혀주었지만 현명한 부모는 이 시점부터는 아이가 혼자서 옷을 입어볼 기회를 줍니다. 그러면 아이는 낑낑대면서 혼자 옷을 입어보려 할 것입니다. 아이는 아직 운동근육이 잘 발달되지 않아서 옷을 혼자 입는 일에 미숙하지만 그래도 계속 시도해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혼자 낑낑대면서 옷을 잘 못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옷을 대신 입혀줄 것입니다. 옷을 대신 입혀주는 것이 아이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그것이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아이가 혼자서 옷을 입을 수 있는데 아이의 옷을 대신 입혀준다면 자립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입니다. 만약 아이가 혼자 낑낑대면서 옷을 스스로 입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아이는 옷을 스스로 입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어떻게 느낄까요 ? 아마 자랑스럽게 느낄 것입니다. 스스로 성취해 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인 입장에서는 혼자 옷을 입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대단한 일을 해낸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는 자신이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아이는 나중에 커서도 능력있는 사람, 자신감있는 사람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지만 옷을 부모가 대신 입혀주게 되면 아이 입장에서는 스스로 성취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고, 능력을 키울 기회도 사라지고 따라서 자립심도 자라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정리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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