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 번째 경향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세 번째 경향성은 의사결정과 관련된 경향성 입니다. 여기에도 2가지 선호지표가 있는데 어떤 사람은 결정을 내릴 때 논리적 사고에 근거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선호하고, 어떤 사람은 인간관계와 감정에 근거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논리적 사고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사고형이라 표현하고, 감정에 기반해 결정을 내리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을 감정형이라 표현합니다. 영어의 약자 Thinking과 Feeling의 앞글자를 따서 사고형은 T형이라고 하고 감정형은 F형이라고 합니다. 사고형은 객관적인 것에 가깝고 감정형은 주관적인 것에 가깝습니다.
물론 사고형이라고 해서 감정에 무디다는 뜻이 아니라 단지 가치판단을 하거나 결정을 내릴 때 어느 부분에 초점을 두는지에 대한 것이 감정보다는 논리적인 이성을 더 선호한다는 뜻입니다. 사고 경향성이 크면 클수록 이성적인 문제해결을 더 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사고형인 사람은 문제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문제해결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감정형들은 열띤 논쟁을 하게되면 이를 개인적으로 받아들여서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형과 감정형이 논쟁을 하는 경우에 사고형은 논쟁이 끝난 후 감정형에게 같이 밥을 먹으러 가자고 제안하는 것이 아주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감정형은 논쟁으로 인해 이미 기분이 상했기 때문에 그런 제안을 거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정형은 사건을 사실 위주가 아닌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기분 나빠서 식사 제안을 거절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고형은 사건을 객관화하기 때문에 식사를 같이 하자는 것이 가능합니다.
사고형은 결정을 할 때 그것이 옳은 결정이었기 때문에 결정을 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감정형은 그 결정이 좋았기 때문에 그 결정을 한 것입니다. 감정형에게는 개인적 감정과 가치관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정을 내릴 때 실리적인 것보다는 그런 결정이 어떤 기분을 가져오느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무료로 차를 탈 수 있지만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과 4시간동안 같은 차 안에서 같이 갈 것인지 아니면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고 비용도 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사고형인 사람은 전자를 감정형인 사람은 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합니다. 감정형은 개인적 가치관과 자신의 기분을 손상시키느니 차라리 손해를 본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친구에게 조언을 주어야 하는 입장에 있을 때에도 사고형과 감정형은 서로 다른 대처를 한다고 하는데요. 사고형은 친구에게 상처를 주더라도 정직하게 말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감정형은 친구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에서 어떤 동료가 새 옷을 샀는데 어떠냐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옷이 그 사람과 너무 안 어울리는 경우에 사고형과 감정형은 어떻게 대답할 가능성이 높을까요 ? 명백한 사고형은 그 옷이 안 어울린다고 표현할 것입니다. 그게 사실이고 정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명백한 감정형일수록 그 사람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 옷이 어울린다고 선의의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러 거짓말을 할 의도로 그런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사람의 감정에 상처를 주기 싫은 것입니다. 이러한 성격적 차이 때문에 사고형은 의견이 정반대인 사람과도 어느정도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감정형인 사람들은 서로 적이 되기도 합니다. 감정형에게는 의견과 감정을 분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신과 의견이 반대인 사람들은 자신에게 적대적이라 느끼기 때문에 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입니다.
가치관과 믿음 역시 감정에 가까운 개념입니다. 신념도 감정인데요. 그래서 감정형인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이 공격받았을 때 전투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정기능이 발달이 덜 되었고, 사고형으로 심하게 쏠린 사람들은 감정을 가슴으로 느끼는 것도 어려워합니다. 순수하게 감정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슬픈 영화를 보더라도 무덤덤하거나, 대인관계에서도 차갑고 냉정하고 무례하다는 표현을 종종 듣고는 합니다. 그런데 사고형인 사람들 입장에서는 감정에 너무 영향을 받는 감정형 사람들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실을 말했을 뿐인데 왜 자신이 비난받아야 하는지 가끔 이해를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많이 겪을 가능성이 높은 유형은 사고형인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관계와 연관되지 않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부분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도 역시 사고형들입니다. 그래서 성격이란 것은 어떤 부분에서는 약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강점을 보이는 인간적인 특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고와 감정은 결정을 내릴 때에 라이벌 관계입니다.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융의 심리학을 연구했던 스위스의 심리학자 졸랜드 자코비에 따르면 옳고 그름으로 참과 거짓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것에 가깝고 감정에 기반해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좋다 싫다로, 동의할 수 있는지 없는지로, 혹은 괜찮은지 안괜찮은지로 결정하는 것에 가깝다고 합니다. 사고형은 '맞아, 이것이 옳은거야'라고 표현하고 감정형은 '이것이 나에게 가치가 있어'라고 표현합니다. 사고와 감정 모두 우리가 결정을 내릴 때 상황에 따라 필요한 요소들입니다.
차가운 이성이 필요할 때도 있고 따뜻한 감정이 필요할 때도 있는데요. 만일 교통사고가 났는데 이를 잘 처리하려면 이성적인 사고가 필요한데 뜨거운 감정을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 또 부부관계나 친구관계의 문제를 논리적 사고로만 해결할 수 있을까요 ? 사고형, 감정형 선호경향은 모든 경향성들 중에서 유일하게 남녀의 차이가 분명하게 나는 경향성입니다. 여성과 남성 중에 누가 더 감정적일까요 ? 그리고 누가 더 이성적일까요 ? 바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일반적으로 더 감정적이고 남성은 여성에 비해 더 이성적이라고 합니다. 이런 경향 때문에 남자와 여자의 성격에 대한 일반화가 있어왔는데요. 여자는 더 감정적이고 덜 이성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대중의 생각이라 합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여성이 더 감정형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런 일반화가 있어온 것입니다. 이는 성격 검사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성이 항상 감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고형 경향성을 지닌 여성들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격에 관해서는 남자와 여자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경향성으로 접근해야 일반화로 인한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정리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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