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학습 - 정서적 지지가 없다면 실패

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엄마표 학습 - 정서적 지지가 없다면 실패

너에대한 관찰

by 민트코끼리 2020. 4. 19. 06:35

본문

반응형

많은 엄마들이 엄마표 학습을 하고 계시는데요. 엄마라는 역할에서 갑자기 학습멘토 역할을 해야해서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은 엄마표 학습이 실패하고 있을 때 보게되는 증상과 기존의 엄마표 학습이 왜 실패하는지 그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왜 실패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될 때 성공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초등학생 때 부모님께서 매일 한장씩 집으로 배달되는 학습지 하나를 공부시켰다고 합니다. 학습지에서 했던 활동은 과일을 세고 숫자를 적는 일이었는데요. 귤이 3개면 3이라는 숫자를 적고 가지가 7개면 7이라는 숫자를 적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사과 9개와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학습지 위에 그려져있는 사과들을 하나씩 세었는데, 이것을 숫자로 어떻게 쓰는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9라는 숫자를 어떻게 쓰는지 기억해내려 노력했지만,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끙끙대며 숫자9를 쓰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성격 급한 어머님께서는 "아니~ 이것도 못쓰냐고~" 하며 비난하였고, 당시 방바닥에 엎드려 학습지를 풀고 있던 아이의 옆구리를 밀어 방 끝으로 밀어버렸다고 합니다. 그 때 이 아이는 학교 들어가기 몇 개월 전이었는데, 엄마가 몸을 밀었던 그 기억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숫자9를 생각해내지 못한 죄책감,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지 못했다는 자괴감, 그리고 엄마가 자신을 거부했다는 충격, 자신에 대한 실망감, 좌절감이 온통 섞여서 그 사건은 평생 잊지 못하는 감정적인 작은 트라우마가 되었습니다.

그럼 이 이야기는 어떤 개념과 연관되어 있을까요 ? 이런 것이 바로 공부정서가 나빠진다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아이가 점점 공부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엄마표 학습을 하고 있는데 아이가 크고 작은 고통스러움을 표현한다면 그것은 엄마표 학습이 실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엄마와 뭔가를 공부하는데 그것을 어려워하거나 짜증을 내고 좌절을 보인다면 실패하고 있는 엄마표 학습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그렇게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계속 끌고 가면 어떻게 될까요 ? 공부정서가 망가지면서 정작 더 중요한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엄마랑 공부를 하던 중 엄마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자기가 공부하는 것은 자신 때문이 아니라 엄마를 위해서 해주는 것이라고. 자, 이런 말이 아이 입에서 나와도 엄마표 학습이 실패하고 있다고 봐야하는데요. 엄마표 학습의 실패는 엄마와 아이가 실랑이 벌이는 일이 잦아지면서 관계가 악화된다는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일입니다. 엄마표 학습이 아이와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이유는 아이가 시키는대로 잘 수행하지 못하니까 엄마가 감정조절이 잘 안 되어서 그렇습니다. 어떤 엄마는 아이랑 공부하다가 미쳐버릴 정도로 화가 난다고 합니다. 화라는 감정이 올라오면 아이에게 좋은 말이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엄마가 화가 나면 아이를 비난하게 되고 심지어 그것도 못하냐면서 경멸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됩니다.

그런데 어린 아이를 공부시키는 일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 수학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을 2학년 아이가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일은 매우 다른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과목들 중에 수학 만큼은 수학 전공자 선생님께서 전담하셨으면 하는데요. 왜냐하면 초등학생들에게 수학 개념들이 머릿속에 잘 자리 잡히게 가르치는 일이 섬세한 교수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아이에게 선생님처럼 가르치려 합니다. 아이에게 뭔가를 설명하는데 아이가 보통 이해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답답하고 아이에게 하는 말에 감정이 실리고, 아이는 주눅이 들거나 짜증을 내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엄마표 공부는 점점 망가질 수 있습니다.

엄마표 학습의 정의에 따르면 올바른 엄마표 학습은 아이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멘토링을 하는 것입니다. 엄마가 교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학습자 입장에서 아이의 학습활동을 관찰하면서 어떻게 학습을 해야하는지 교정해주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아이가 우수한 학습자가 될지를 고민하고 상의하면서 아이의 완전학습을 점차적으로 완성해나가는 것이 엄마표 학습입니다. 엄마표 학습의 정의대로 수행하지 않을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만약 아이가 입학하기 전에 완전학습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습결손 없이 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가 학교 다니던 도중에 혹은 바빠서 정신차리고 보니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고 공부를 못한다 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어쩌면 좋냐", "내가 너무 방치한 것 같다.", "지금이라도 학원을 가야하나." 하시며 걱정과 고민이 많습니다. 아이가 이미 많이 컷고 학습결손은 분명히 커보이면서 막막함과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다급함을 느끼는데, 아이를 막 쪼으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신을 잘 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문제가 심각하면 심각할수록 감정적으로 동요되는 것은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도 자신이 공부를 못하게 된 것이 유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엄마가 전전긍긍하고 조급해하고 막막해하고 두려워한다면 아이도 마찬가지의 감정을 느낄 것입니다. "나는 바보인가?"하면서 자책할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 자존감은 산산조각이 납니다. 엄마가 멘탈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넌 할 수 있어."라는 믿음을 아이에게 주셔야겠습니다. 힘들 때일수록 엄마 스스로가 피그말리온의 긍정적 효과를 믿어야 합니다.

그런데 학습결손이 생기고 그것이 방치가 되면 보통은 이런 상태를 역전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학습결손이 한 동안 방치되었을 때 복구하기가 어려운 이유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한가지는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서 현행 수업을 계속 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현재 학교에서 진도 나가는 것은 그대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어서 결손은 계속 커지고, 이전의 부분을 메꾸기 위한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학교 차원에서는 학습결손이 발생한 아이들을 도와주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는 일정 시간을 계속 확보해줘야 하고 학교 차원에서도 도움을 줘야하는데 우리나라 현재 시스템은 학습 결손을 점점 커지게 할 수 있습니다. 킵모델의 학교들은 어떻게 아이들의 학습결손을 해결하였을까요 ? 학교에서 보내는 절대적인 공부시간을 50%이상 늘렸습니다. 그래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교사들도 수업진도를 천천히 나가게 되고, 아이들도 충분히 시간확보가 되니 완전학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시험없는 학교, 숙제없는 학교를 만들려고 하고 심지어 중학교 1학년 때에는 자유학년제를 시행하여 1년 동안 수업시간이 30-40% 확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결과는 잘하던 아이들과 못하던 아이들의 격차는 더 심각해지고 학습결손이 있는 아이들의 결손정도도 더 심해지게 될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사교육의 영향력이 커서 공교육의 수업시간이 줄면 줄수록 학습결손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물리적인 공부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 부차적인 이유이고, 학습결손이 있는 아이들의 그 결손을 복구하기가 힘든 핵심적인 이유는 그 아이들의 심리적 건강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습결손이 심각한 아이들을 보면서 느낀 점 하나는 그 아이들의 학습동기가 매우 약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학습결손이 오래 방치되었는데 동기가 높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 아이들은 대부분 공부하기를 싫어했고, 자신감도 떨어졌고, 부모님과의 관계마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부모님들께서 공부하느라 수고했다고 칭찬도 해주고, 할 수 있다고 믿어주고, 아이와의 관계를 위해 노력해주어야 하는데, 그런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않은 채 전문가에게 맡깁니다. 이렇게 되면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습니다.

유아교육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를 공부 잘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다면 지식교육이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공부를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심리 사회적인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감, 끈기, 감정조절, 만족지연과 같은 심리적 능력을 아이가 가지고 있어야 새로운 개념을 배울 때 자신감을 가지고 끈기있게 집중해서 다 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아이가 상위권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학습결손 문제는 교과서와 익힘책을 가지고 결손이 난 부분부터 시작해서 완전학습을 수행하게 되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이를 위해 아이가 불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절대적인 공부시간이 확보되어야 하고, 부모님에게 정서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구멍난 부분을 하나씩 메꿀 수 있도록 환경적인 부분이 잘 지원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공부만 빼놓고는 인간적으로 인성적으로 괜찮은 아이라면 학습결손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구멍난 부분부터 교과서 기반으로 완전학습을 수행하면 됩니다. 그런데 아이가 심리사회적인 면에서 결핍이 있다면 학습결손 문제도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