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은 언제 활용하면 좋을까요 ? 사교육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은 2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교육은 가능한 활용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면 좋습니다. 왜냐하면 사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학교 수업시간에서 해결했어야 할 수업을 받는것을 반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가 안 써도 될 시간을 사용해야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사교육은 EBS와 같은 무료 인강을 제외하고는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되고 학원을 간다고 할 경우 학원 숙제도 해야하는지라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을 활용할 수 밖에 없는 경우는 첫째, 어떤 이유로 인해 학교 수업이 부실해서 아이가 학교 수업을 통해 개념학습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쉽게 말해 학교 수업만으로 아이가 혼자 복습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개념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들면 사교육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요. 이 경우에 추천하고 싶은 사교육은 EBS나 인터넷 강의와 같은 사교육인데요. 대부분의 학원 수업은 교과서가 아닌 자체 교재로 진도를 나가고 또 학원 숙제가 따로 나오기 때문에 학교 생활과 학원 생활을 병행하는 일은 아이에게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꽤 부담이 됩니다. 괜히 학원을 다니면서 아이의 공부 정서가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학원 다니느라 여유도 없고 힘들어보이는 아이들이 참 많은데요. 힘들게 학원을 다녀서 성과가 좋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성과가 나중에 좋은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학교수업이 조금 부실하다면 부실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인강을 통해 보충하는 형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입니다.
사교육을 활용할 수 밖에 없는 두 번째 경우는 학습결손이 있을 때 입니다. 학교에서는 학습결손 구멍을 메꿔주지 못할 수 있으므로 사교육을 활용하여 구멍을 메꾸는 것입니다. 학습에 구멍이 난 아이들은 대부분 학습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는데 구멍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학습결손이 있을 때 아이에게 적합한 사교육의 방식은 학원이나 인강이 아닌 1:1과외일 것입니다. 학습결손이 있을 때에는 일단 학원에서도 그것을 메꿔주기 힘듭니다. 학원은 영리를 추구하는 업체이고 그룹수업을 원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학습에 구멍난 내 아이만을 위해 맞춰주는 수업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인강은 학교수업의 좋은 대체재이지만, 학습결손이 있는 아이들은 인강만으로 자신의 구멍난 부분을 스스로 메꾸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학습역량이 부족해서 학습결손이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아이들은 인강이라는 학습도구를 활용해서 개념학습을 수행하는 방법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소 귀에 경 읽기'가 될 수 있는데요. 인강에서 강사가 아무리 설명해도 수업내용을 아이가 소화해내기 힘들어 합니다. 그리고 인강 수업방식의 문제점 중 하나는 강의 내에서 개념설명에 사용되는 시간이 부족하고, 개념이 머릿속에 뿌리 내리는 학습활동을 도와주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개념이해가 잘 안 된 상태에서 바로 문제풀이로 들어가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설명하는 방식으로 된 것이 대부분 인강인데요. 이런 방식은 시간낭비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인강에서 문제풀이 설명을 하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것은 고통스럽습니다. 본래 누군가의 설명을 듣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합니다. 그것은 인지부하가 걸리는 일이기 때문인데요. 우리 뇌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고 합니다. 문제풀이 설명을 들어서 공부실력이 향상되면 참고 인내하면서 듣겠지만, 문제풀이 설명을 꾹 참고 들어도 그것이 공부실력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강의 많은 시간은 문제풀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수학 인강의 경우, 대략 70%이상 문제풀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결론은 인강을 열심히 들어도 실력은 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제풀이는 내가 하는 것이지 강사가 하는 문제풀이 설명을 듣고 있어도 자신의 정신 에너지를 써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내 머리를 사용해서 학습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풀이 인강은 도움이 안되는 것입니다.
인강을 찍는 선생님들은 개념 20-30% 설명하고, 70-80%는 문제풀이를 합니다. 이런 방식이 학습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인데요. 그런데 학습이론이 밝혀주는 것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강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수학 과목을 예로 들자면 인강에서 개념설명 부분만 듣고 문제풀이 부분은 과감하게 패스하는 것입니다. 개념설명 부분만 보고서 교과서를 가지고 개념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학습활동을 하고, 문제풀이는 교과서와 익힘책 정도를 가지고 스스로 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인강을 활용한다면 문제풀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덜 고통스럽고 개념학습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공부실력 자체를 올리는데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학원과 인강의 단점들 때문에 1:1과외가 그나마 적합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요. 1:1과외에서는 과외 선생님이 아이를 직접 옆에서 보면서 하나하나 세심하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외를 통해 학습결손을 잘 메꾸려면 선생님을 잘 선택해야 하는데요. 서울대학교 학생일지라도 대학생을 선생님으로 선택하면 안 되고, 과외를 오랫동안 해온 30대 이상의 전업 과외 선생님이 좋습니다. 대학생을 선생님으로 선택하면 안 좋은 이유는 일단 가르친 경험이 적고, 아이 가르치는 일을 전업으로 하시는 선생님들에 비해 헌신하는 정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대학생들에게는 아이를 가르치는 과외라는 일이 언젠가 그만둘 일이 될 수 있으므로 이 일에 전력을 다해 노력하기 힘듭니다. 전업으로 가르치는 과외 선생님을 구할 때에는 문제풀이가 아니라 교과서 중심으로 개념학습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선생님을 구하고, 아이가 구멍난 부분을 찾아서 거기서부터 학습을 시작하면 될 것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사교육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선행이 있습니다. 그럼 초등학교 레벨에서 선행을 해야하는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불필요합니다.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해로울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과정은 중학교 과정을 위한 준비이고, 중학교 과정은 고등학교 과정을 위한 준비인데,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입시 준비를 잘하기 위해 학교의 사정과 입시전형의 종류에 따라 상황에 맞춰 선행을 할 수도 있지만, 학업의 가장 초반인 초등과정에서 선행을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초등과정에서의 선행은 오히려 해만 많다고 생각되는데요. 본격적인 경쟁은 고등학교 레벨에서인데, 초등학교 4, 5학년 아이들이 "나 중1거 선행하고 있거든."하고 말하는 것 허세일 수 있습니다. 입시는 12년 간의 마라톤인데, 초반에 너무 빨리 달리면 나중에 체력이 떨어져 마지막에 잘 달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입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등학교 과정은 나중에 중고등 과정에서 체력이 떨어지지 않고 더 튀어나갈 수 있도록 학업의 기초체력과 습관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초등과정은 완전학습 습관을 완성하는 시간이 되는 것이 좋은데요. 학습내용을 1, 2년 더 먼저 배운다고 빨리 달려가는 것이 아닙니다. 입시는 고3때까지만 100%완성되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먼저 달려간다고 이기는 게임이 아닙니다. 대학교 수시 전형에서 내신 성적을 보는데, 고1때 성적이 좋았다가 고2, 고3이 되면서 성적이 점점 하락하는 학생이 있고, 고1때 성적은 좀 안좋았지만 고2, 고3이 되면서 성적이 점점 상승하는 학생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내신 평균등급이 두 학생이 모두 같다고 가정했을 때, 입학사정관이라면 두 학생 중 어떤 학생을 뽑을까요 ? 당연히 성적이 상승하는 학생을 뽑습니다. 왜냐하면 성적이 상승했다는 그 결과를 그 학생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더 노력했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학업역량이 더 우수하고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적이 떨어진 그 학생도 노력을 안한것은 아닐 것입니다. 노력을 예전처럼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좋게 나온 것일 수 있는데요. 그런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입시에서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 학생들을 뽑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후반부에 성적이 떨어졌다는 것은 학업역량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성적이 떨어진 것이고 심지어 그 학생이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떨어졌다면 확실히 학업역량이 떨어진 것을 의미합니다. 대학은 학업역량이 우수한 학생들을 뽑고 싶어하고 그런 학생들은 고등학교 후반부에 잘하는 학생들 혹은 수능을 잘 본 학생들일 것입니다. 즉, 마지막 기간에 잘하는 학생, 마지막에 완성에 가까운 학생들이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입시는 고3때까지 얼마나 완성되느냐의 경쟁이라는 의미입니다. 앞서서 아무리 빨리 달렸어도 평가까지 빨리 받는 것은 아니므로 속도의 경쟁이 아니라 완성도의 경쟁을 해야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초등과정에서 아무리 빨리 달려봤자 도움될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초등학교 선행은 단점만 많습니다.
초등과정에서 선행의 단점 몇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초등학교 선행의 첫 번째 단점은 아이에게 남들보다 많이 알고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진도를 앞서 나갔으니 "너보다 내가 더 많이 안다."는 논리인데요. 그래서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이 "나 6학년 거 배우고 있거든.", "나 중1 거 하고 있거든."하는 말들을 자랑스레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입시에서 중요한 것은 많이 아는 것일까요 ? 깊게 아는 것일까요 ? 바로 깊게 아는 것입니다. 입시란 것은 범위가 어느정도 정해져 있어서 많이 아는 것이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게임입니다. 그렇게 선행을 하게되면 대부분 완전학습을 안하게 되는데요. 그냥 남들보다 앞서 있다는 착각을 가지고 살다가 중학교 올라가고 점점 학습난이도가 높아지면서 고등학교때 무너지는 뻔한 수순입니다.
초등 선행의 두 번째 단점은 아이가 현행을 소홀하게 여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학교수업을 듣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이미 학원에서 배운 내용들이라면 심리적으로 아이가 수업시간에 집중을 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중복되는 내용을 배우는 수업시간에는 아이가 보통 심리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인지적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습니다. 뭔가 내가 모르는 내용이 나와야 흥미가 생기고 집중할 수 있습니다. 완전학습에서 학교수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선행을 미리 해서 현행 수업시간에 건성건성 참여하고 집중하지 않는 습관을 가지게 되면 공부효율이 너무 떨어지게 됩니다. 선행을 한다는 것은 학교수업시간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개념학습을 한번 더 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학원에 왔다갔다하며 들어가는 시간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고, 아이에게 주어진 하루 시간은 24시간인데, 선행을 하려면 그 시간들을 쪼개어 써야합니다. 완전학습의 중심은 복습활동에 있습니다. 복습은 아이가 스스로 혼자 해야하는 능동적인 활동입니다. 그리고 교과서로 직접 완전학습을 하는데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선행을 하느라 복습시간이 줄어들면 완전학습이 100% 수행되기가 어렵습니다. 완전학습을 하려면 아이가 복습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선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현행 내용의 복습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행학습의 세 번째 단점은 아이가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시간을 선행학습이 부족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선행을 하게되면 학원에서 숙제를 내줍니다. 학원은 이익을 추구해야 하고, 학부모들에게 성과를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숙제를 과하게 내주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러면 아이는 학교생활과 더불어 학원숙제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여유도 없고 바쁜생활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주위에 힘들어 보이는 아이들이 참 많은데요. 선행을 하지 않고 완전학습을 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완전학습만 끝나면 나머지는 자유시간이므로 자신이 하고싶은 것들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규율 아래에서 아이가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래서 추천드리는 것은 초등 때에는 선행보다는 완전학습을 연습시켜서 아이에게 자유시간을 많이 주는 것입니다. 학창시절이 공부만 하다가 끝나면 많이 억울할 것입니다. 공부 외에 다른 경험도 많이 해보고 놀기도 해보고 적어도 초등시절은 그렇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한 내용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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